라이프로그


내가 당연해지는 연애. by 찡찡

이상하게 나의 ex들은 다 게을렀던 것 같다.

그래도 연애 초기엔 다들 안그랬는데 서로 익숙해지고 나니 점점 본색을 드러낸거였겠지.

예를 들어, "내일 몇시 까지 어디어디서 만나~" 하고 약속을 정한다.

약속 당일, 만나기로 한 장소로 출발하기 전에 "남자친구씨, 난 이제 출발이야!" 라고 전화라도 할라치면.....

"으음........." 방금 막 자다 깬거다. 

내 경험상, 한 번 이런 일이 시작되어 받아주면, 끝까지 고치지 못하더라.

어떤 ex는 항상 우리 집에서 한시간 거리에 있는 학교 근처 본인 자취방까지 내가 꼭 가야했고,

어떤 ex는 부모님이 계시는 자기 집에 내가 찾아오길 바랬다. 그러면서 우리 집에 오는건 불편하다고 싫다고 했지.

더 웃긴건 이거다. 나는 내 나름대로 차려입고 '그래, 가서 얼굴 보고 잠시 짐만 챙겨서 다시 데이트 하러 나가면 되겠지' 하는 나의 생각은 모두 물거품이 된다는 것.

막상 준비하고 기다리겠다던 상대방은 

1. 여전히 자고 있다가 까치집 짓고 눈꼽도 안떼고 나온다.

2. 일어나긴 했는데 티비 붙들고 까치집 짓고 눈꼽도 안떼고 나온다.

3. 그나마 10번에 1번 정도는 씻고 나와서 티비를 본다.

* 옵션. 티비 대신 컴퓨터로 바꿀 수 있음. 

** 책 이라거나 학구적인 것은 한 번도 없었음.

만약 장소가 자취집이라면 나갈 확률이 1%로 줄어들었다. 1%의 확률로 외출해봐야 내가 미친듯이 닥달한 후 이기 때문에 서로 감정이 상해서 결국 대판 싸우고 헤어지는것이 보통이었다.

웃긴건 부모님이 계신 집이라고 해도 나갈 확률이 크게 늘진 않았다. 겨우 씻고 다시 본인 부모님과 담소를 나누며 티비를 보며 나를 옆에 앉혀놓고 내가 공감하며 함께 자신의 가족 일상에 동참해주길 바라더라는 것.

어쨌든 결론은 모두 나가는걸 귀찮아하더라는거다.

내가 나가고 싶어서 목 매다 죽은 귀신도 아니고, 애초에 우리는 다른 약속이 있었는데, 왜 이렇게 나에게 막대하는가.

1.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밉다.

2. 약속도 안지킨대다가 씻지도 않아서 더 싫다.

3. 안그래도 미워 죽겠는데 안씻은채로 개기름 + 입냄새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는다.

4. 어쨌든 나에게 함부로 한다.

여자건 남자건, 상대가 본인에게 최소한의 예의도 지켜주지 않고, 막대한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금 고민해보면 좋겠다.

처음 한 번, 두 번, 피곤하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하고 이해해주려고 하다보면 데이트 장소는 당연히 상대의 집이 되어버리는 현실을 알아챌 수 있다.

글쎄, 내가 너무 손해보는 (스스로 호구로 만드는) 연애만 해서 그런지 연애의 쓴맛 더러운맛만 잔뜩 본 것 같아서 좋은 얘기가 안나오는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 약속을 지키는 문제, 2.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소한의 청결 문제 는 내 입장에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다.

...난 내가 몸살로 쓰러져 누워있을 때도 병문안 온다고 했을 때 세수하고 양치도 하고 발도 닦고(...) 방도 치우고 다시 몸져 누웠단 말이다!!! 

덕분에 이런 연애 경험들을 통해서, 스스로 좀 더 대우받을 수 있고 상대를 더 대우해줄 수 있는 연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연애 하는 모든 남녀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당연해지는' 연애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혼은 안해봤지만 결혼도 서로 당연해지면 안될것 같다.)

나는 나에게 특별한 사람과, 상대에게는 내가 특별한 사람인 그런 연애. 우리는 언제나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이라는 걸 잊으면 안될 것 같다.

* 비 오는 날 이런 식의 약속 파토(...) 빈도수가 더 높았으므로 비오는 날 연밸로

덧글

  • 꿀자몽 2012/08/15 09:55 # 답글

    맞아요 서로가 당연해지는건 안되요ㅠㅠ 전 약속시간에 예민한 편이라 상습적으로
    늦는 전 남자친구한테 악을 쓰며 울고 불고 화낸 적도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고치기 힘든걸 보면.. 그냥 그 사람의 천성인가 싶기도 하고..
    암튼 그런건 싫다능ㅠㅠㅠㅠㅠㅠ
  • 찡찡 2012/08/15 13:57 #

    약속이라는 것은 지키라고 있는거죠!! 약속을 못지키는 사람은 궁디 맴매 맞아야 된다는 -ㅅ-!! 게다가 시간관념이라는게, 이게 참 천성이구나.. 싶을 정도로 못고치더라구요;;
    저도 싫어요, 약속시간 지키는 사람이 좋아요! ㅜㅜ
  • marmalade 2012/08/15 13:23 # 답글

    공감공감. 내가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잘라서 얘기해야 하는데 말이에요.
    백퍼센트는 아니어도 최소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좋게 생각되는데
    몇번씩 이야기해도 나아지지 않는 상황이라면 포기하거나 잘라내거나 할 수 밖에 없더라고요.

    그나저나 남친의 부모님과의 담소라니.
    으악 부담 백배 아닙니까;;;;;
  • 찡찡 2012/08/15 14:00 #

    막상 한 번, 두 번, 해주다보면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리니 굉장히 속상하죠;;
    게다가 그것 좀 해주는게 뭐 대수야? 이렇게 나오는 경우도 한 번씩 존재해서 더 멘붕(...)

    흠흠, 사실 남친 부모님과의 담소는 정말 부담 백배에 가시방석 오백개 쌓아서 앉은 느낌...? 상대도 저희 집에서 우리 부모님이랑 얘기하는거 부담스러워하면서 제가 하는건 괜찮다고 생각하는 그 사람...과는 그래서 헤어졌죠 ㅇㅅㅇ.. ㅎㅎ
  • Nyujin 2012/08/15 13:51 # 답글

    아..... 제 마음의 소리를 듣는거같습니다ㅜㅜㅜㅜ 다시 연애를 하게 된다면 절대 약속안지키는 사람은 안만날거예여ㅜㅜㅜ 예를들자면 친구들이랑 밤새 술푸다가 약속시간에 늦는다던가ㅡㅡ
  • 찡찡 2012/08/15 14:01 #

    우리 약속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을 만나도록 해요 ㅜㅜ 남녀만의 문제만이 아니라, 모든 대인관계에서 이 약속시간이라는게 참 중요한 듯 해요 ㅜ
    그리고 친구들이랑 간밤에 마신 술 때문에 늦으면 궁디를 확 마 주 차삐야해요 ㅇㅅㅇ(탕)
  • talk together 2012/08/15 20:44 # 답글

    약속 시간은 물론이고 함께 있을 때조차 저를 기다리게 만드는 사람이었어요ㅠㅠ 제가 훠-얼씬 좋아했지만 그만하자고 말했어요. 자존감이 바닥나버렸거든요ㅠㅠ
  • 찡찡 2012/08/17 21:09 #

    맞아요, 자존감이 바닥나면 사랑이고 애정이고 나발이고 다 필요없죠;;
    누군가와 사랑을 하려면 나부터 사랑해야 합니다 ;ㅅ;
  • 2012/08/15 23:4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08/17 21:1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 2012/08/17 14:39 # 삭제 답글

    무서운 사람이 되세요. 사람을 얕잡아 보게 되면 '이렇게 해도 넌 나한테 뭐라고 하지 못한다'는걸 알고 저따위 행태를 보이시거든요. 분명하게 스스로를 다잡고, 자신의 기준을 높이 세우세요. '편해지면 이럴수도 있지' 라는건 내 사전에 절대로 없다 -_-!. 라고.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러한 기준을 니가 맞출수 없다면 난 너랑 안만나겠다. 라는 모습을 보이시고, 처음 흐트러지려는 모습을 보일때 매몰찬 말들을 쏟아부으세요. 인신공격이 되지 않도록.
  • 찡찡 2012/08/17 21:12 #

    옳으신 말씀/ㅅ/ 아무래도 과거의 ex들에게 제가 너무 목을 맸나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왜 그렇게까지 했지? 하는 생각이 드니까요. 앞으로의 연애에는 스스로의 가치를 좀 더 높여서 훨씬 당당한 연애를 하려구요 /ㅅ/ 전 누군가에게 특별한 사람, 그는 저에게 특별한 사람인 연애가 되어야하니까요 /ㅅ/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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